Cases/전략 체육대회

체육대회 공지에 연차가 늘던 회사에서, 60명이 전원 참여했습니다

전문 건설업 · 본사 사무직 + 현장 인력 60명 · 5개 팀

체육대회 공지가 뜨면 그 주에 연차 신청이 늘어난다는 얘기, 농담처럼 하지만 담당자들은 실제 숫자로 알고 있습니다. 운동을 못하는 사람에게 체육대회는 하루짜리 공개 평가입니다. 그늘에 앉아 하루 종일 박수만 치다 돌아온 기억, 아마 하나쯤 있으실 겁니다.

안전모와 역할 카드, 점수판
전원 참여율
60명 중 60명
'나는 오늘 팀에 기여했다'
60명 중 50명
3위 팀의 신체 점수
5개 팀 중 5위

Background

의뢰 배경

전문 건설업입니다. 전사 60명 중 절반 조금 넘게가 현장 인력이고 나머지는 본사 사무직입니다.

2년 전까지 체육대회를 했고 작년에는 안 했습니다. 안 한 이유는 참여율이었습니다. 재작년 행사에서 실제로 종목에 들어간 사람이 전체의 3분의 1이 안 됐습니다. 예산은 전 인원 기준으로 나갔는데 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서 보낸 사람이 훨씬 많았습니다.

Problem

실제 상황

체육대회에서 기여할 방법은 대개 하나뿐입니다.

몸으로 하는 종목 말고 기여할 방법이 없으면, 그날 하루를 앉아서 보내는 사람이 생깁니다. 게다가 이 회사는 현장 인력과 사무직의 체력 차이가 눈에 보일 만큼 컸습니다. 종목을 아무리 골고루 짜도 결국 같은 사람들이 다 뛰게 됩니다.

걱정하는 게 두 개 더 있었습니다. 갑자기 이름이 불려 앞에 나가는 것, 그리고 장기자랑입니다. 사전 설문 자유 응답에 그 두 개가 제일 많이 적혔습니다.

Design

어떻게 만들었나

종목을 고르기 전에 역할을 먼저 만들었습니다.

시작 전에 참가자가 네 역할 중 하나를 고릅니다. 뛰는 역할, 작전 짜는 역할, 기록하고 중계하는 역할, 판정하고 운영하는 역할. 팀 점수는 네 역할을 합산합니다. 신체 40, 전략 30, 기록 20, 판정 10입니다. 몸을 안 써도 팀이 이기는 데 실제로 기여합니다. 그래서 체육대회가 아니라 전략 체육대회라고 부릅니다.

60명을 5개 팀으로 나눴습니다. 한 팀이 열두 명이고, 팀마다 뛰는 역할 6명, 작전 2명, 기록·중계 2명, 판정·운영 2명이 들어가도록 미리 정원을 걸었습니다. 인기 있는 역할로 몰리는 걸 막으려면 팀별 정원이 있어야 합니다.

계약서에 세 가지를 못 박았습니다. 즉흥 지목 없음, 장기자랑 없음, 개인 순위 발표 없음. 담당자가 이 세 줄을 사내 공지에 그대로 옮겨 붙였습니다. 공지가 나가고 참석 회신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고 합니다.

이 회사에만 넣은 게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신체 종목에서 한 사람이 두 종목을 넘게 뛰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팀당 뛰는 인원이 여섯 명뿐이라, 이 제한이 없으면 잘하는 두세 명이 종목을 전부 가져가고 끝납니다. 다른 하나는 판정하고 운영하는 역할에 팀장급을 먼저 배정한 것입니다. 관리자가 심판석에 있으면 안 뛰는 게 눈치 보이는 일이 아니게 됩니다.

안전관리자를 배치하고 행사보험을 들었습니다. 평일 오후에 시작해 5시간 만에 끝냅니다.

Execution

진행

60명이 참여했습니다. 역할은 뛰는 역할 30명, 작전 10명, 기록·중계 10명, 판정·운영 10명으로 갈렸습니다. 사무직과 현장 인력을 섞어 5개 팀을 만들었습니다.

오후 1시에 시작해 6시에 끝났습니다. 부상은 없었습니다.

3위를 한 팀 얘기를 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 팀은 신체 점수가 5개 팀 중 5위였습니다. 그런데 전략 1위, 기록 2위로 순위를 끌어올렸습니다. 그 팀 작전 담당이 공무팀 대리였는데, 종목마다 누구를 어디에 넣을지를 표로 만들어 왔습니다. 한 사람이 두 종목까지만 뛸 수 있다는 조건을 놓고 여섯 명을 배치한 표였습니다. 시상할 때 그 표를 화면에 띄웠습니다.

기록·중계 역할에는 사내 게시판을 운영하는 담당자를 넣었습니다. 그날 찍힌 사진과 중계 글이 그대로 게시판에 올라갔습니다.

Result

결과

보고서에 남는 숫자는 하나입니다. 전원 참여율 100퍼센트. 60명이 전부 어떤 역할이든 맡았습니다.

사전 설문에서 '가능하면 빠지고 싶다'고 답한 사람이 16명이었습니다. 사후 설문에서 '내년에도 참여하겠다'는 53명이었습니다. 문항을 하나 더 넣었는데, '나는 오늘 팀에 기여했다'에 60명 중 50명이 그렇다고 했습니다. 뛰지 않은 30명 중에서도 24명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중계 글과 사진은 일부가 채용 페이지에 올라갔습니다. 담당자가 따로 요청한 건 아니고, 기록이 남으니까 쓸 데가 생긴 겁니다.

올해는 준공을 앞둔 현장 일정에 맞춰 한 번 더 하기로 했습니다.

“예산은 백 명 분을 쓰는데 스무 명이 뛰고 여든 명이 봅니다. 작년까지 저희 행사가 그랬습니다. 올해는 구경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게 제일 컸습니다.”

— 총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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